박상영 <대도시의 사랑법> 독서 후기 / 2023.06~07 / 창비

dusthatersclub 2025. 6. 6. 19:59



예진 스코어 4.0
⭐️⭐️⭐️⭐️

 


 

《대도시의 사랑법》은 친한 친구가 추천해준 소설책이다.

책을 접하기 전에는 퀴어 소설인 줄 모르고

 헤테로 장르처럼 '도시남녀의 사랑법' 같은 드라마를 떠올리며 비슷한 느낌일 거라고 생각했다.
제대로 된 퀴어소설을 처음인데 입문자가 도전하기 너무 좋고 문체가 무겁지도 않고
친한 친구에게 썰 푸는 느낌의 가벼움 정도라서 술술 읽혔다. 
 
완독 후에는 여운이 오래오래 남아 마음에 자리 잡았다.
최진영 작가님처럼 무겁고 마음이 힘든 느낌도 아니고 정세랑 작가님처럼 통통 튀는 느낌도 아닌데
마지막 에피소드인 '규호'와의 이야기가 절절하고 현실적이기에 마음이 많이 아파 술술 읽혔다.
무겁기도 하고 가볍기도 했던 에피소드여서 더 여운이 오래 남았다. 
위에 남긴 것처럼 친구한테 썰 푸는 것처럼 쓰셔서 가독성이 좋았는데,
특히 「재희」 에서는 진짜 친한 친구가 이야기하는 것 같아서 좋았다.
재희는 워낙 자유롭고 얽매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
아찔한 이야기들이 나오면 나도 같이 심장이 철렁했다.
입체적이고 사랑스러운 사람이라 재희의 행복을 바라게 된다.
정말 서울 어딘가에 살고 있을 것만 같다.

 

읽으면서 제일 화났던 건 에이즈를 옮기게 했던 사람도 있지만 「우럭 한 점 우주의 맛」에 등장했던 형이다.
아카데미에서 '감정의 철학' 수업을 같이 들은 형인데 본인도 게이면서
스스로를 부정하고 부끄러워 한다는 사실이 안타까웠다.
편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인정하지 않는 사실이 스스로를 옥죄어 가고

앞으로도 힘들게 지낼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좋지 않았다.
성 정체성을 인정하지 못하는 건 본인만의 일이지만 곁에 사람을 두고 즐길 수 있는 것은
다 즐기면서 동시에 상처도 주는 짓이 너무 화나고 속상했다. 
 
그리고 이 책의 제목이자 '규호'가 등장하는「대도시의 사랑법」에서
규호는 이 책 안에서만큼은 영이한테 제일 잘해줘서 기억에 오래 남는다.
(기존의 만나왔던 사람들은 모두 제 기준 쓰레기였기 때문에,,,ㅠ) 
영이가 에이즈 보균자여도 변함없이 좋아하고 아무리 투닥거려도 잘 맞았는데
시간이 지나고 권태기나 직장 문제로 헤어진 게 내 일인 것처럼 마음이 너무 아팠다. (그냥 다시 만나면 안될까요?)
여러모로 현실적이고 친구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친근하게 즐길 수 있는 작품이라 좋았다.

 

주변에 존재하는, 혹은 아직 스스로 깨닫지 못한 사람들까지 전부

존재하는 모든 성소수자들이 행복하게 사랑할 수 있는 날이 올 때까지 지지하고 응원하고 싶다.